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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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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38.순교할 각오로 먹으라
이곳 단강으로 목회를 떠나올 때, 먼저 농촌에서 목회를 시작한 친구가 내게 해 준 말이다.
농촌목회를 잘 하려면 ‘순교할 각오로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농담이 아님을 이내 실감하게 됐다.
교우 가정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내 밥그릇엔 밥이 수북하게 담기곤 했다.
밥그릇도 보통이 넘어 전에 먹던 밥에 비하면 족히 배가 되는 양이었다. 행여나 밥을 남길라치면 교우들은 ‘찬이 없어 그런가 보다’고 이내 섭섭한 표정이 되곤 했다.
그런 마음 알기에 밥을 남기는 일 없이 먹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이젠 많은 양에 익숙해져 찬에 상관없이 밥을 제법 먹게 되었다.
순교할 각오로 먹으라.
이제쯤 와서 생각해 볼 때 그 말은 단지 먹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에 방식에 관한 가르침이었다.
함께 사는 삶을 위해선, 같은 자리에 서기 위해선 어리석어 보이는 삶 또한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보다 넓은 교훈이었던 것이다. ‘순교할 각오로 먹는’ 어리석음과 귀함. 그것은 삶의 방식에 다한 선택의 문제였던 것이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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