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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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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20.떠 넘기기
<나는 1000원을 너무 경시하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부터 곳곳에 내걸리기 시작한 현수막의 내용이다. 부론면사무소 벽에도 그 글이 걸렸고, 귀래면사무소에도 똑같은 글씨가 내걸렸다.
그런 글을 보며 드는 생각 중 큰 것은 왠지 모를 괘씸함이다. 하기사 그런 글을 읽으며 생각해 볼 때 나 또한 1000원을 은연중 가볍게 여기게 된 사람 중 하나인지라 찔리는 마음 구석 없진 않지만,
그래도 드는 괘씸함은 그 1000원의 값어치를 떨어뜨려놓은 것이 누군데 이제 와서 누구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가 하는 생각 때문인 것이다.
1000원이라면 그만한 값에 해당하는 땀과 값어치가 담겨 있어야 하는데, 매일 TV에서 대하는 몇십억, 몇백억의 옳지 못한 돈 앞에 천원이란 그저 어린애 껌값처럼 되고 만 것이다. 그야말로 그럴듯한 떠넘기기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는 지금의 현수막이 걸린 그 자리에 <우리 고장의 땅을 외부의 투기로부터 보호합시다>라는 글귀가 걸려 있었다.
그 또한 턱없이 늦은 뒷북치기.
이산, 저산, 이 땅, 저 땅, 외지인의 손에 몇 다리 넘어간 것이 언젠데, 넘어간 땅에 대해선 더 이상 관심 갖지 말라는 뜻인지, 그럴듯한 글귀를 내걸은 것이다.
어디 그게 나라 정책 뿐이겠는가만, 우리 주위엔 그럴듯한 떠넘기기가 적지 않다.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그 잘못을 진솔하게 끌어안는 모습이 영 아쉽기만 하다.(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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