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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60. 은총의 첫 새벽
꿈결인 듯 싶게 노래 소리가 들렸다.
자다 말고 한 참을 생각했다.
꿈인가? 생시라면 누굴까?
분명 새벽송은 안 돌기로 했는데 누구란 말인가.
한 곡이 끝나자 또 다음 곡,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문을 열었을 때 문 앞엔 빙 둘러선 젊은이들, 잠이 확 달아났다.
“메리 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머쓱한 표정을 짓는 내게 그들은 커다랗게 인사를 건넸다.
만종교회 학생들이었다.
새벽송 돌 만한 사람이 없어 올해부턴 못 돌겠다는 아쉬운 소리를 귀담아 들었던 친구 최 목사가 백여리가 넘는 새벽길을 달려왔던 것이다.
그제서야 보니 친구는 방앗간 앞에 차를 세워두고 있었다.
그렇게 듣는 성탄의 새벽 노래는 그야말로 은총이었다.
첫 새벽 알렸던 천사들의 노래.
별빛도 총총한 은총의 첫 새벽!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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