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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1.나이떡
듣기도 처음이요 먹기도 처음인 나이떡을 지난 주에 먹어 보았다. 떡이 별달라서가 아니라, 그 의미가 별났다. 이 마을에선 음력으로 이월 초하루날이 되면 나이떡을 해 먹는데, 송편을 해서 자기 나이 수만큼 먹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이떡을 먹으면 한해의 액운을 모두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빈대가 지독히도 극성을 부리던 옛날에는 나이떡을 먹는 날 새벽 수수팥떡을 삶은 물에다가 흙을 개서 빈대 구멍에다 막으며, “빈대 입은 꼭 붙고, 경칩(개구리) 입은 뚝 떨어져라.”했다는 것이다.
마침 그 날이 금요일인지라 속회예배를 마치고 난 운 좋게도 나이 떡을 먹을 수가 있었다. 방금 먹은 저녁 탓에 떡 서른개를 먹지 못했지만.
그날 밤은 모두 묻어 둔 엣 기억을 더듬어 웃음으로 밤이 깊었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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