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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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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16. 이슬 사진
매주 토요일, 원주에서 모이는 모임이 있습니다. ‘좋은 생각 키우기’란 모임인데 우리말 우리글을 배우는 모임입니다.
다 큰 사람들이 우리말 우리 글을 배운다는 것이 낯설게 들릴지 몰라도 하면 할수록 어려운 우리말, 우리말을 올바르게 쓰려고 노력하는 태도는 언제라도 잃지 말아야 할 태도라 여겨집니다.
우리말 우리글을 배우기 전 모인 사람들이 돌아가며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이나 읽었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지요.
지난주 모임에 참석했던 한 회원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회원은 사진에 취미가 있는 분이었습니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서 직업만 사진사가 아니지 사진 찍는 공부를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분입니다.
얼마 전 이슬만을 찍은 사진을 보았는데 그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답니다. 풀잎 끝에 매달려 있는 이슬의 영롱함에 반하여 마음을 빼 았겼습니다. 자신도 이슬을 찍기로 마음을 먹고 궁리하기를 집에 있는 화초에 물을 뿌리고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이른 새벽 들로 나가는 수고를 그렇게 대신 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사진을 찍기 위해 스프레이로 화초에 물을 뿌렸는데, 아무리 뿌려도 물방울이 맺히지를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주르르 주르르 잎을 라고 물이 흘러 내릴 뿐 잎끝에 아슬아슬하게 맺히는 물방울이 없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몇 번을 더 해보았지만 번번이 마찬가지였답니다.
이상하게 여겨 공부도 할 겸 이슬을 찍는 분께 물어보았더니 이슬은 하늘에서 내린 이슬을 찍어야지 사람이 만들어 찍을 수는 없다고 했답니다.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아침 풀잎 끝에 매달려 있는 이슬을 흉내 낼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외국 어느 나라에선가 이슬 비슷한 흉내를 내기 위해 만들어낸 물이 있는데, 풀잎 끝에 맺히긴 맺히되 아침 이슬처럼 영롱함이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속이 다 들여다 보일듯한 영롱함, 영롱함 속으로 아침 첫 햇살이 퍼질 때의 찬란하고 눈부신 빛의 퍼짐, 떨어질 듯 풀잎보다 무거워 보이는 동그란 물방울이 풀잎 끝에 흔들흔들 매달리는 아슬아슬함.
자연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풀잎 끝에 매달리는 이슬 하나하나도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신비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자연의 신비 앞에 얼마나 미약한 존재 인지요.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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