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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 햇살 놀이방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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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01.햇살 놀이방

 

“힘들지요?” 

묻지 않아도 익히 아는 일. 그래도 놀이방 선생님을 만나 마음의 형편을 물었던 건 안스러움 때문이었다.

안 해보던 일, 사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란 얼마나 어렵고도 고된 일인가. 다섯명이 졸업을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고, 형과 누나 밑에서 지내던 원석이와 종래가 놀이방에서 소위 ‘대장’이 되었고, 조귀농에서 유빈이가 충청북도인 덕은리에서 수경이가 새로 오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 선생님까지 바뀌어 선생님이나 아이들이나 자리를 잡느라 얼마나 어수선한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가고 있었다. 씨름도 저런 씨름이 없지 싶었다. 

“사실은요, 처음 한 주 동안은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선생님이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도 그랬고, 그런 얘기를 웃으며 한다는 게 다행이다 싶었다. 

“보영이가 똥을 쌌어요, 원석이가 자꾸만 냄새난다고 해 벗겨보나 한 무더기.... 들어가 씻기는데... 그런 일은 처음이거든요.”

그렇다, 무엇보다 그 힘들고 고된 일을 그래도 웃음으로 견디는 게 고맙고 다행스럽다.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곧 익숙해지기를, 또 다시 자리를 잡아 자기들의 세계를 꾸려가기를. 그 안에 햇살처럼 찾아오시는 님의 은총을 때마다 누리기를.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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