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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 청년들과 매운탕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7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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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30. 청년들과 매운탕

 

콩밭에 풀을 뽑은 다음 날, 최영남 성도님이 다시 들어왔다. ‘초코’라 부르는, 길이가 여간이 아닌 그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전날, 콩밭을 매준 청년들이 너무 고마워 강에서 고기를 잡아 매운탕이라도 끓여 주어야겠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최영남 성도님은 고기잡는데 선수였다. 오전일을 마치고 오후 일 나가기 전까지 쉬는 시간을 이용해 청년 몇명과 함께 솔뫼 앞 개소로 갔다. 

너른 자갈밭도 시원했고, 그 앞을 유유히 돌아가는 남한강물도 더없이 시원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서 잠깐 비켜져 나와 알맞게 물이 고여 흐르는 곳을 택해 그물을 쳤다. 이쪽끝에서 저쪽 끝으로 그물을 치니 제법 넓은 그곳을 그물로 건너지를 수가 있었다. 

이제 그 안에 있는 고기는 완전 포위가 된 셈이었다. 청년들이 곳곳에 서서 그물을 잡고 안쪽으로 좁혀 들어가자 하나 둘 고기들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팔뚝만한 ‘눈치’들이 결려들었다. 

“걸렸다!” 소리를 치면 고기망을 옆구리에 찬 병철씨가 얼른 가 고기를 그물에서 떼어내곤 했다. 그 힘 좋은 고기를 그물에서 떼 낼 때면 저러다 놓치는 거 아닌가 싶어 가슴이 다 콩콩 뛰곤 했다. 은빛 비닐 번쩍이는 눈치들이 금방 망에 찼다. 

십년동안 강가에 살았어도 고기를 그렇게 잡아보긴 처음이었다. 강은 말없이 유유히 흐르면서도 많은 고기를 품에 키워 때로 강을 찾는 이들에게 그런 즐거움을 전해 주는 것이었다. 

싱싱한 회와 매운탕을 나누는 즐거움, 농촌봉사활동의 두번째 날 저녁은 그런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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