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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1. 선아 할머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9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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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61.선아 할머니

 

이웃 솔미 마을에는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이 몇 명 있다. 도시에 나가 살던 엄마 아버지가 헤어지면서 아이들을 시골에 있는 할머니께 맡긴 탓이다. 

할머니 밑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제대로 뒷받침을 해 줄 수가 없다. 준비물을 일일이 챙기기도 어렵고 숙제를 봐 줄 수도 없다. 일철 나서면 그냥 스스로 알아서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다. 

며칠 전에 선하 할머니가 학교를 찾아와 사정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한 달에 한번 급식비로 17.000원씩을 낸다. 급식학교이다 보니 반찬값도 들고 간식으로 먹는 우유값도 들어 한 명당 한달에 17.000원씩을 부식비로 내는 것이다. 

소식이 끊긴 며느리나 아들한테서 따로 돈이 오는게 아닌 선하 할머니로선 두 아이 급식비 내는 일조차 힘에 부쳤던 모양이다. 우유를 안 먹어도 돼면 안먹었으면 좋겠고, 꼭 먹어야 되는 거면 양을 반으로 줄여 급식비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17.000원씩 내는 부식비래야 거의 최저금액, 동태매운탕을 끓이는 날엔 마흔명이 넘는 식사 인원에 겨우 동태 두 마리 정도 넣을 형편이라 하니 누구코에 붙일까. 어떻게든 부식비를 늘려 찬을 제대로 갖추어야 할 형편인데도 할머니는 우유값이라도 줄였으면 한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학교까지 찾아와 그 얘길 다 하셨을까. 일인당 국민소득이 만불을 넘어섰다는 이 나라 한구석에선 그렇게 마음 아픈

일들이 아프게 이어지고 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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