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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95. 결국 혼자인 할머니
양담말 지나 다리 하나 건너 음담말 첫번째 집, 서너그루 산수유가 담을 대신해 선 할머니네 집, 할머니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결국은 늘 혼자였던 삶, 다시 한번 그걸 확인할 뿐이었다. 언니 동생처럼 살던. 꼭 당신 만큼이나 한과 아픔 같이 품고 살던 할머니 지난해 먼저 떠나보내고, 그나마 남아 살던 막내와 일년여 같이 살며 그런대로 며느리 같던 젊은 여자도 집을 나가고 말았으니 누가 없다. 하기야 당신 배에서 난 자식 애초 없었으니 남편 세상 뜬 뒤론 아무도 없었던 것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 할머니는 꾸준히 산수유 씨를 깠고, 며칠 전 문막 장에 이고 나가 산수유를 팔았다.
근당 오천원. 열근 팔아 손에 준 돈이 오만원이었고, 집에 와 이웃에게 오만원을 빌려 겨우 기름 두 드럼을 보일러에 넣을 수 있었다. 유난히 날은 춥고, 겨울은 길고, 곁엔 누가 없고.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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