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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 빗자루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5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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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42. 빗자루질

 

늘 그러지는 못하지만 때로는 아침기도를 마치고 나와 교회 마당을 비로 쓴다. 전날 놀이방 아이들 뛰는 자국들이 군데군데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하고, 그냥 흙마당이다 보니 크고작은 돌맹이들이 제멋대로 놓여 발에 채이기도 한다. 

그래도 이른 아침에 비질을 하면 밤에 내린 이슬로 먼지가 덜하다. 

목회자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변한 것은 괜한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받을 뿐 줄 줄 모르고, 명령할 뿐 섬기지 못하고, 높아지려 할 뿐 낮아지지 못하고, 요란할 뿐 텅 비어가는 것이 바로 빗자루질을 안 해서라는데, 목사 됐다고 빗자루 아예 놔서 그렇다는데, 그럴수록 빗자 루 놓지 말아야지, 빗자루의 의미 잊지 말아야지, 언젠가는 그런 다짐까지 버려 그냥 빗자루질에 익숙해져야겠지만 아직은 버려야 할 마음들까지를 함께 쓸어낸다. 

이내 깨끗해지는 마당. 덩달아 깨끗해지는 마음. 깨끗한 마당을 밟고 들어설 놀이방 꼬마들의 웃음이 미리부터 해맑다.(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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