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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04. 변관수 할아버지
변관수 할아버지가 논에 비료를 뿌린다.
지난해 남들 다 기계모를 심어도 할아버지는 고집을 부려 손모를 심었는데 올핸 항복하듯 기계모를 심었다.
자식네가 한날 날을 맞춰 들어 오는것이 쉽지 않다는걸 지난해 확인했고 동네서는 그만한 일손 구하기가 이젠 불가능해졌다.
허리가 다 구부러져 그냥 걷는 모습도 불안해 보이지만 일할 때만은 할아버지가 영 달라진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와 할아버지를 지탱하는 것인지 일할 때의 모습엔 온통 당당함이 배어난다. 아무리 큰밭도 할아버지를 이기지를 못한다. 푹푹 발을 빠져가며 비료를 뿌리는데 축축 비료를 뿌려대는 손끝이 그렇게 매울 수가 없다. 한평생 농사만을 지어온 농사꾼다운 농사꾼 그야말로 장인의 모습이다.
정말 할아버지는 많은 시간 나를 부끄럽게 한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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