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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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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61.남영동 대공분실
청파교회 ‘성서강화회’에 다녀왔다. 청파교회 창립 64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행사였다. 내가 서기엔 여러가지로 과한 자리였다. 차분하면서도 왠지모를 진지함. 청파의 모습은 흔한 모습이 아니었다.
숙소에서 내다 보이는 맞은편 건물이 남달랐다. 꺼먼 벽돌로 된 건물이었는 데 층마다 유리창이 눈에 띄게 작고 적었다. 바로 옆이 전철역. 아마 소음을 막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 같았다.
그런데 얘길 듣고 보니 거기가 바로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다. 물고문으로 박종철이가 죽은 곳. 거기가 바로 거기였다. 창이 작고 적은 것은 밖의 소리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라 안의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특별한 곳이 아니었다. 그 끔직한 일이 일어났던 곳은 도심의 한복판, 바로 내 앞이었다. 박종철이를 죽인이도 괴물같이 생긴 이는 아니었을 것이다. 온갖 악과 선 그것은 어디 먼 뜻밖의 특별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었다. 바로 우리 곁 평범한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 거기가 바로 온갖 악과 선의 가능성을 가격. 자리임을 두려움으로 인정해야 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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