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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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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65. 새벽송
미영이, 영국이, 경임이, 은희, 완태, 정희, 모인 사람은 모두 6명이었다. 학생부 회원의 전부, 그들과 함께 새벽송을 돌러 나섰다.
점점 작아져 까짓 안하면 어떠랴 싶은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작을수록 더욱 필요할 거란 생각으로 새벽송을 돌기로 했다.
새벽 두 시 반, 만둣국을 먹고 길을 나섰다. 윗작실까지의 먼길, 조용하자는 약속과는 달리 빈 들판을 지나면서는 얘기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성도들이 고맙다. 성탄의 노래와 성찬 축하 인사가 기쁨 속에 오갔다.
“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린다. 저 깊고 깊은 산골 오막살이에도 탄일종이 울린다.”
언덕배기 외딴집에서 부르는 탄일종 노래가 전에 없이 가슴에 닿았다. 허석분 할머니는 일찌감치 대문 앞에 불을 밝혀 놓으셨고, 김천복 할머니는 미리 마루에 나와 기다리고 계셨다. 윤연섭 할머니는 그럴 땐 어떡하면 좋을런지를 몰라 방에서 망설였노라고 나중에 미안해 하셨다.
교회에 나오진 않으면서도 성탄행사에 보태라시며 쌀과 콩 등을 보내기도 한 미영이 어머닌 성탄선물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눈이면 얼마나 좋았을까만, 섬뜰을 돌때부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였다. 두시부터 깨어 기다렸다는 안갑순 속장님네에 들른 것이 네시 반, 따뜻한 차를 마심으로 새벽송을 모두 끝났다.
돌길 잘했다. 외롭고 허전할수록 이런 일은 더욱 소중하리라. 외로운 이 찾는 게 성탄의 참뜻이라면 이런 새벽송이야 말로 성탄의 본래 모습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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