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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04.올해의 가을들판
더러는 쭉정이, 더러는 생기다 만 미발이입니다.
논의 벼도 그렇고, 밭의 콩도 그렇습니다.
반이나 건질지 자신이 없습니다.
들판이 허전합니다.
저토록 싯누런 물결을 두고도 들판엔 노래가 없습니다. 흥이 없습니다. 하늘같은 웃음이 없습니다. 운동회 날처럼 떠들어 대던 참새의 흥도 예전만 못합니다.
그동안 흘린 땀방울 한 알 한 알 알곡으로 달리고, 남모르게 흘린 눈물 실한 열매로 익어갈 때에.
* 가을 들판을 평화롭게만도. 눈물겹게 만도 바라보지 못한다. 가을 들판이 주는 평화와 서러움. 지난주에 이어 같은 제목으로 서로 다른 느낌을 적는 건 혼란과 곤혹스러움 때문이다.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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