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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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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37. 마지막 5분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몇몇 친구들은 학교 도서실에 남았다가 늦은 밤 돌아오곤 했다.
학교 진입로는 꽤 긴 편이었는데 길을 따라 켜진 가로등 불빛이 늘 좋았다. 우리는 그 길을 걸으며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언젠가 한번은 친구가 내게 물었다. 죽기 5분전에 회개해도 하나님 나라에 갈 수 있는 거냐고.
수원의 유신고등학교는 기독교 계통의 학교였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예배를 드렸는데, 아마 그날 설교의 내용이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난 친구의 물음 앞에 뭐라구 뭐라구,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대답을 했다. 얘기를 들은 친구는 귀찮고 신경 쓰이게 하나님을 믿느니 그냥 맘대로 살다가 죽기 5분 전에 살아온 모든 죄를 회개하고 싶다고, 그래도 되지 않냐고 했다. 그때 난 교회에서 배운대로 상급과 면류관 얘기를 친구에게 했던 걸로 기억한다,
약게만 보였던 그 친구의 말은 사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있다. 그러나 이제쯤 와서 생각해 볼 때 그 말은 어리석은 말이었다. 마지막 5분 우리는 그 시간을 계산해 낼 수 없다. 그 마지막 5분의 시간은 우리가 정해 가질 수 없고,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는 절대의 시간인 것이다.
마지막 5분을 스스로의 것으로 여기는 우리의 어리석음이라니!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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