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 522.가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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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가을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7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522. 가을산

산에 들어보면 안다.
가을 산을 물들이는 것이 무엇인지를
미끈하게 솟아 저만치 위인 덩치 큰 나무 만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물들어 산을 덮지만
그들의 그늘 안, 어찌보면 제대로 자리도 잡지 못한 키 작은 나무들.
더욱 붉고 더욱 맵개 물든 것은 땅 끝에 코 박고선 바로 그들이다.
이름도 모를 것들이 아래로 깔려 이름도 모르게 자신을 물들인다.
필시 가을 산의 불씨가 저리도 오래 가는 건,
저리도 은은한 건
암 모르는 뜨거움
키 작은 붉음 때문이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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