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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02.처절한 점심
지난번 과정자격심사 때 경철이를 만났다.
그는 지금 최북단인 대대리에서 목회하고 있는 신학교 동기다. 차 한 잔 나누며 밀린 얘기 나누던 중 그가 한 말에 우린 배를 잡고 웃었는데 얘기는 다음과 같다.
교역자 월례회를 하고선 다음 장소를 정하는데 아무도 나서는 교회가 없었다. 점심 대접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한참을 그러고 있을 때 그가 손을 들고 일어나 말했다.
“저희 대대리 교회는 작지만 다음번엔 저희 교회에서 모시고 싶습니다. 그냥 국수라도 말아 조촐하게 대접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하려고 일어섰고 생각한 대로 말하는ㄷ데, 말하던 중 엉뚱한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조촐하게’라는 말이 ‘처절하게’로 바뀐 것이다. 처절하게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했으니 그 말이 얼마나 처절하게 들렸겠는가.
앉은 자리가 찻집인 것도 잊고 큰소리로 웃어대다가 경철이 무릎을 툭 치며 그랬다
-넌 너무 솔직해서 탈이야.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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