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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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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 거친 들에 씨뿌린 자
주일 오후 아이들이 놀러왔다. 교회 나왔던 아이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국민학교 어린이와 중학교 학생들이었다.
“너 먼저 들어가” 하며 서로 뒤로 뺐지만, 모두들 들어왔다. 수원 종로교회 청년이 보내준 들깨차를 타서 마시곤 둘러앉아 게임을 했다.
밍맹봉, 단순하면서도 틀리기 쉬운 게임이다. 점차 어색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그냥은 쑥스러워 하지 못했던 노래들도 게임이 틀리자 자연스레 부른다.
게임을 마치고 ‘화전놀이’라는 동요를 가르쳐 주었다. “달님처럼 둥그런 진달래 꽃전은 송화가루 냄새보다 더 구수하다” 노래 중 제일 어려운 그 부분을 배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키타 반주에 맞춰 악보도 없이 노래를 잘 불렀다.
‘개밥’이란 단편소설도 들려줬다. 아마 현진건인가 주요섭인가 쓴 글일 게다.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한 권씩 빌려줬다.
이곳의 아이들을 가슴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이들이 돌아간 뒤 책상에 앉았는데 황동규의 싯귀가 떠오른다.
“거친 들에 씨를 뿌린 자는 들을 잊기 어렵나니, 어찌 견딜 수 있는 곳을 가려 아직 너의 집이랴 하랴.” (얘기마을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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