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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00. 무당벌레
이따금씩 방안에 무당벌레가 나타나곤 한다. 이름도. 생김새도 어느것 하나 달가운 것이 없는 벌레, 반가운 게 없는 곤충이었다.
그렇다고 잡으면 뻘건 진물이 배는데 그 냄새가 여간이 아닌지라 이래저래 귀찮은 벌레였다.
그런데 어느날 얘길 들어보니 무당벌레는 이로운 곤충이라는 것이었다. 해충이나 해충의 알을 잡아먹는 ‘자연의 살충제’라는 얘기였다.
때로 우리의 선입견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잘못된 채로 익숙한 것인지, 무당벌레가 해로운 벌레를 잡아먹는 익충이 라는 낯설음이라니.
그 얘기를 들은 뒤론 집안에 무당벌레가 보이면 잘 잡아(잘 모셔!) 집 밖으로 나가 살려준다.
까짓 벌레 한 마리를 살려주는 일이 뭐 대수랴만, 무당벌레 한 마리를 살려주는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우주의 질서에 동참하고 있다는 자긍심 비슷한 것이 아주 없는 게 아닌 것이다.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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