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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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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88. 학교운영위원회
새해 들어서면서 단강초등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학부모 회의를 한다는 것이었다. 내려가보니 섬뜰, 작실, 끝정자는 물론 조귀농과 솔뫼에 사는 학부모들이 모두 모였다.
학교 교실이 좁기도 했지만 참석한 사람들이 많아 의자를 두 줄로 겹쳐 놓아서야 겨우 둘러앉을 수가 있었다.
비록 작은 학교지만 자녀교육에 관해서만은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장 선생님의 인사 말씀이 있은 뒤 임원을 선출하는 시간이 있었다. 예년대로 어머니들이 ‘어머니회’를 만들고, 아버지들은 ‘급식위원회’ 를 만든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는걸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사실 아버지들이 ‘급식위원회’ 일을 맡는다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다. 일은 다 어머니회에서 하면서 그저 이름만 걸어놓는 셈이었다.
제안하기를 모든 학부모들이 책임있게 동참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학부모 회의를 만들자 했다. 모든 학부모들이 좋다고 찬성을 했고. 그렇담 ‘학교운영위원회’라는 조직을 갖는게 좋겠다고 교장 선생님이 제안을 해 운영위원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작고 외진 학교지만 좋은 학교를 만들자는 열의가 새로운 모임을 가능케 했다. 운영위원회 임원을 뽑게 되었고 위원장을 선출하게 되었는데, 목사님이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가 그렇게 되었다.
누군가 마을 분이 맡으면 옆에서 돕겠노라고, 그게 좋지 않겠느냐고 양해를 구하자 “목사님도 이상하네요. 그만큼 살았으면 마을 사람이지 아직도 타동 사람인가요?” 누군가가 말했고, 그 말에 더 거절을 못하고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다.
서투르기도 하고 사실 다르기도 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같은 마을 사람으로 받아주다니, 위원장이 되어서가 아니라 그런 말은 무엇보다 고마운 배려였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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