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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36. 환갑잔치
이음천 속장님이 환갑을 맞은 날, 상을 받던 속장님은 대성통곡을 했다. 왈칵 눈물이 솟은 것이 그냥 대성통곡이 되고 말았다.
시집올 때의 기구한 사연, 남편 일찍 여의고 어린 자식들 키우느라 겪어온 온갖 고초와 때때로의 수모, 막상 환갑상을 받으니 물밀듯 밀어닥쳤던 것이다.
환갑상 앞에 놓고 터진 울음, 아무도 막을 수도 달렐 수도 없었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래, 그래-
모두가 아는 지난날 삶의 무게와 아픔, 차라리 그 눈물이 시원했다. 모두들 같이 따라 울었고 모두들 눈물을 흘렸다. 필요한 눈물이었고 필요한 통관의례였다.
눈물 닦고 벌어진 춤판과 노래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속장님의 춤사위는 가벼움에 흥이 넘쳤다.
비 온 뒤에 쏟아지는 햇살이 더욱 해맑듯, 눈물 뒤에 이어진 잔치는 그렇게 흥겹고 홀가분했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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