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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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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60.소리
“호철이 어머니(은희 할머니)가 그렇게 소리를 잘 한대요. 그이하고 일을 하문 하나도 힘든줄 모른데요.” 같이 김을 매던 집사님께 일할때 부르는 소리에 대해 물었을 때, 집사님은 대뜸 은희 할머니를 소리꾼으로 꼽았습니다. 모르는 노래가 없는데다 그렇게 소리가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얘기를 듣는 마음이 아쉽고 아픕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은희 할머니는 지난 겨울 쓰러져 병치레를 하고 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녀 보기도 하고 이 약 저 약 좋다는 약을 보기도 하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습니다. 정확한 병명도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풍 같기도 하고 간질증세 같기도 하고 내깐엔 농약중독 때문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어쨋든 그랬는데, 며칠 전 찾아 봤을땐 아예 말을 못하고 계셨습니다.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그런 말도 못하고 ‘으으으...’ 괴로운 소리만 내고 계셨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을 신명나게 해 주었던 소리꾼 할머니, 더 이상 할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습니다. 한과 원을 담았던 할머니의 노래들이 이젠 슬픈 침묵 속으로 잠겨버렸습니다.
캐낼 길 없는, 바로 눈 앞에서 가라앉는 우리의 소리와 숨결, 그 확연한 단절이 아리도록 아쉽고 아팠습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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