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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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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08. 눈썰매
수북히 눈이 온 다음날 아침, 귀래를 나가다 보니 눈길을 끄는 것이 있습니다. 길옆에 있는 산소였는데 산소엔 아이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빡빡 머리 깎을 때 먼저 머리 한가운데를 장난산아 획 바리깡으로 밀듯 눈이 수북히 쌓인 산소 한가운데 위로부터 나란히 길나듯 자국이 주변에 나 있었습니다. 비닐 비료푸대와 푸대속에 넣었던 지푸라기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눈썰매 타기에 알맞은 경사, 게다가 잔디, 최적의 눈썰매장을 눈여겨 두었던 아이들이 눈이 내리자 한바탕 썰매를 타고 돌아간 것이었습니다.
눈 덮인 산소가 위에서 탄 아이들의 눈썰매, 묻혀 계신 고인도 아주 싫어하지만은 않으셨으리라, 웃음이 났습니다.
아이들과 고인이 한데 어울리는, 삶과 죽음이 유희로 만나는 눈 온 다음 날.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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