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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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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01.땅 좀 팔아줘
“누가 내 땅 좀 팔아줘. 논이구 밭이구 아무거나 한 뙈기만 팔아줘.” 버스 정류장, 동네 할머니 한 분이 버스를 기다리는 마을 분들께 땅 좀 팔아 달라 부탁을 합니다.
“왜요? 농사 안 질라구요?” 동네 아저씨가 묻자 “아휴, 이젠 못 짓겠어, 정말 기운읍서 못 짓겠어. 애들이나 짓겠다면 붙들구 있을려구 했는데 싹수가 노래, 고것들 안 들어와.”
할머니 말이 단호합니다.
“할머니, 땅 팔아서 뭐할라구 그래요? 맨날 놀러 다닐려구요?” 한 아저씨가 농을 하자 “아냐, 막내 아들놈 방 읃는거나 해 줄려구, 군대 제대하구 나왔으니 방이나 한칸 얻어 줘야지.”
어떻게 장만한 논과 밭일텐데, 없는 살림에 그만한 논과 밭 만들려구 땀과 눈물 논밭 채울 만큼이나 흘렸을 텐데, 이제는 그 논과 밭을 팝니다.
늙어 자식들은 모두 품을 떠나고 떠나는 자식 방 한칸 만들려 다시 논과 밭을 파는 할머니, 한 자루 기름 짤 것 보자기에 담아 버스에 오르는 할머니 뒷모습이 쉽지를 않습니다.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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