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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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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88.새댁 아줌마
새댁 아줌마가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새댁이면 새댁이지 새댁 아줌마라니, 아무래도 호칭이 이상합니다만 단강에선 모두들 그렇게 부릅니다. 그렇게 불러야 모두들 압니다.
새댁 아줌마는 아랫마을 학교 옆 허름한 토담 집에 홀로 삽니다. 벽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집에서 기울어진 경사만큼 위태한 삶을 살아갑니다. 구호 대상자나 쌀과 연탄이 먹을 만큼, 땔 만큼은 나와 사는덴 걱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홀로 살아가는 삶, 쉬운 삶일 수가 없습니다.
모두들 새댁이라 부르지만 새댁 아줌마는 새댁이 아닙니다. 이젠 흰 머리도 성성하고 걸음걸이도 불편한 초로의 몸입니다.
작은 키에 허름한 옷차림, 그래도 모두들 새댁이라 부릅니다. 그렇다고 새댁이란 호칭 속에 조롱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안정순, 굳이 그분의 이름을 두고 모두가 새댁이라고 부르는데엔 그분을 향한 마을 사람들의 한줌 기림이 담겨 있습니다. 잔치건 상이건 마을에 무슨 큰일이 있는 날이면 새뱍 아주머닌 어김없이 나타나 일을 합니다. 그것도 남이 싫어하는 궂은일을 도맡아 합니다. 한겨울에도 설거지는 그분 몫입니다.
집안네는 모두 잘 산다고 하는데, 함께 살자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굳이 새댁은 혼자 살아갑니다. 죽으면 공덕비라도 세워 줘야 한다는 마을 사람들의 말 아는지 모르는지 저녁이면 기우뚱 기운 당신 집으로 들어 약주 한잔 들고 잠매 빠져듭니다.
그 아줌마가 병이 났습니다. 얘기를 듣고 병원에 찾아갔을 때 새댁 아줌마 곁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같이 병실을 쓰는 몇 명 환자들뿐 새댁 아줌마의 보호자는 없었습니다.
남 얘기하듯 자신의 병세를 얘기하는 새댁의 얘기를 듣곤 손 잡아 드리는 기도, 더듬더듬 할 말을 찾습니다. 아멘하고 눈을 떴을 때 두 눈이 촉촉히 젖은 새댁, 새댁 아줌마.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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