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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신비한 힘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8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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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64.신비한 힘


“아빠, 뱀이 두꺼비 잡아 먹는다.”
갑자기 밖의 닭이 꼬꼬댁거려 아마 첫 알을 낳은 모양이라며 소리더러 나가보라 했더니, 밖에 나갔다 온 소리가 엉뚱한 소리를 한다.
뱀 이야기를 하면서도 표정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뭐 그리 놀란 구석이 없다. ‘녀석이 무슨 흰소리를 하나’ 마당으로 나가보니 이게 웬일인가. 커다란 뱀이 개구리를 입에 물고 삼키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른 삽을 찾아들었더니 물었던 개구리를 뱉고선 도망을 친다. 콱, 찍어 땅속에 파묻었다.
‘퍼득 퍼득 퍼득’ 수풀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가보니 매미 한 마리가 퍼득거리고 있었다. 집어드니 매미 배 쪽에 제법 큰 벌 한 마리가 붙어있다. 막대기로 벌을 떼어냈다.
매미를 살려주려 휙 공중으로 던졌더니 날지를 못하고 툭 떨어진다. 다시 한번 날렸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냥 떨어졌다. 그걸 보고 있던 개 까망이가 떨어진 매미를 잽싸게 집어 물더니 저만치 내뺐다.
숲에 들어가 보면 새로 돋아나 자라는 어린 나무들이 적지 않다. 그에 비해 툭툭 쓰러져 몸이 삭아가는 굵다란 나무 또한 적지 않다.
먹힘과 먹음, 생성과 소멸.
자연은 스스로의 몸을 바꾸며 힘차게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고함이나 변함이 없다. 그 큰 신비한 힘!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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