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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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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87. 누나네 학교 갔었다
“너, 정말 그럴꺼야?”
학교에서 돌아온 소리가 규영이를 보자마자 주먹을 쥐어 올린다. 그렇다고 정말 때릴 태세는 아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입가의 웃음을 보아 마음 까지 그런 건 아니다.
“왜 그러니. 무슨 일이 있었니?”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동생한테 웬일인가 싶어 묻자 “아침에 규영이가 학교 반에까지 들어왔단 말이에요.” 얘길 들어 보니 그럴만도 했다.
아침을 먹은 규영이 녀석이 슬그머니 어디론가 없어졌다. 놀이방에 갔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쫄래쫄래 아랫말로 내려간 녀석은 겁 없게 누나 공부하는 교실로 들어간 것이었다. 공부 중에 교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오는데 보니 규영이. 그것도 모자라 녀석은 잠옷을 그냥 입은 채였으니 소리가 놀랄만도 했다.
“으그!”
소리는 다시 한번 알밤이라도 쥐어박을 듯 주먹 쥐어 올렸지만 실은 동생이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누나가 그러거나 말거나 규영이는 자랑을 계속했다. 뭔가 뿌듯한 일을 했을 때 하는, 말끝이 올라가는 그 특유의 자랑이었다.
“나 오늘 누나네 학교 갔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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