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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6. 너무 많은 것을 품지 말것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0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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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76. 너무 많은 것을 품지 말것

 

암탉 한 마리가 둥지에 틀어박혀 알을 품기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다른 닭들이 알을 그 곁에다 낳았다. 다른 둥지도 있는데 굳이 알 품는 닭 곁에 나란히 앉아 알을 낳곤 했다. 

닭장에 신경 쓸 새가 없어 그냥 놔뒀더니 여러날 만에 병아리를 까냈다. 두 마리였다.

알을 품고 있던 둥지에 가보니 남은 계란이 잔뜩이었다. 곤달걀(병아리로 부화하지 못하고 계란 속에 병아리로 남아 있는 계란을 어릴적 ‘곤달걀’이라 불렀다. 곤달같을 삶아 병아리 살을 발라먹던 어릴적 기억이 있다.)을 좋아한다는 마을 할아버지를 위해 소쿠리에 남은 계란을 꺼내며 세어보니 모두 스물여덟개였다.

그러니까 암탉은 모두 서른 개의 알을 품어 두 마리의 병아리를 까낸 셈이었다.

물론 다른 닭들이 알을 곁에 낳기 때문이긴 하지만, 그 암탉은 너무 많은 알을 품었다.

알맞게 품어야 하는 것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알을 품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까내느니 두 마리 밖에 못 까낸 것은 그 때문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품지 말 것!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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