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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49.때까치 울음소리
마을 할아버지 장례를 모시고 내려오는 길, 문득 상자골 골짜기 개울가에서 낯익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오랫동안 잊었던. 그러나 대번에 기억할 수 있는 소리였습니다. 때까치 울음소리. 어릴적 흔하게 보았던 새였고 흔하게 들었던 소리였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이 기억 속으로 사라진 새였는데, 할아버지의 장례가 있던 날 홀연히 나타나 아주 없어진 거 아니었다는 듯 딱 따따따따따... 요란하게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이어 들려오는 새끼들이 어미 모이 기다리는 소리, 때까치는 개울 어딘가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길러내고 있었습니다.
물이 맑아 아직 가재가 많은 상자골 개울가, 한꺼풀 망각의 껍질을 깨고 나온 듯 때까치와 그의 새끼들이 요란하게 울고 있었습니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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