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235. 아이들의 기도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3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235.아이들의 기도

 

원주에서 화실을 하던 하정 박명수 선생님이 귀래 황산마을로 들어 오셨다. 빈 농가를 사서 아예 화실을 옮긴 것이었다. 가끔은 엉뚱한 결정을 내리는 이들이 곁에 있어 문득 생기와 기쁨을 전해 받을 때가 있는데, 하정의 시골행도 그런 경우였다. 

여러해 동안 비어 있어 볼품 없이 낡고 허술하던 집이 선생님의 수고로 제법 사람 사는 집으로, 그것도 예술가의 집으로 변해갔다. 

하루는 아내와 함께 차 한잔을 마시러 그곳에 들렀다가 선생님께 어려운 부탁을 드렸다.

‘햇살 놀이방’ 어린이들이 일주일에 한번쯤 그림을 그리러 들어 오면 어떨까 싶었다. 

단강에서 황산까지는 버스로 이십여분 거리,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고, 어린 시절 누군가가 나의 그림을 관심있게 봐주고 칭찬과 조언을 준다면 그게 얼마나 귀한 일일까, 그림을 그리는 선생님께 적잖은 누가 됨을 알면서도 염치없이 말을 꺼냈다. 

의외로 선생님의 대답이 혼쾌했다. 

“좋지요!”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라 얘기했지만, 그런면에서 선생님은 너무 이타적(利他的)이다. 

덕분에 놀이방 어린이들에겐 신나는, 은총과 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들어가기로 한 첫 번째 날 하필이면 비가 오는 것이었다. 놀이방 아이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크레용과 스케치북을 준비해 놓고 금요일을 기다렸는데 그것도 모르고 비가 내렸다. 

한 주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뿔싸, 다음 주 금요일에도 비가 오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의 실망감이 여간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위로할 겸 기도하라고 말해 주었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금요일날 비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다. 또 한 주일이 지나갔고 금요일 하루 전날인 목요일 저녁에는 관심있게 뉴스를 보여 다음날 날씨에 신경을 썼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다음날 비가 올 예정인데 비 올 확률이 70%가 된다는 것이었다. 

“어떡하니 규민아, 학래한테 전화해서 내일 비오지 않게 해달라고 같이 기도하자고 해”

 아내가 같이 일기예보를 보던 규민이에게 말했다. 그러자 규민이가 “내가 하면 됐지.” 하는 것이었다. 내가 기도하면 됐지 뭘 또 남에게 기도를 부탁하냐는 것이었다. 

다음날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비 올 확률 70%였던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것이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버스를 타고 ‘화정화숙’으로 그림을 그리러 갔다. 

아이들의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 아이들의 믿음이 목사인 나보다도 더 좋고 훌륭했다.(얘기마을199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7 한희철 1511. 군종병 한희철 2002-01-02 4427
386 한희철 281.쓰러진 것들끼리 서로 의지해 한희철 2002-01-02 4428
385 한희철 25.겨울 강을 지나 한희철 2002-01-02 4428
384 한희철 17. 농담 한희철 2002-01-02 4428
383 한희철 748.봄(7) 한희철 2002-01-02 4428
382 한희철 299.착한 종순이 한희철 2002-01-02 4428
381 한희철 689.씨 고르는 마을 한희철 2002-01-02 4428
380 한희철 518.옥수수 한희철 2002-01-02 4428
379 한희철 1246. 순대 한희철 2002-01-02 4428
378 한희철 494.순전한 웃음 한희철 2002-01-02 4429
377 한희철 592.일하는 아이들 한희철 2002-01-02 4429
376 한희철 418.오늘도 해는 한희철 2002-01-02 4429
375 한희철 1449. 노인대학 이야기 한희철 2002-01-02 4429
374 한희철 115.자유시장에서 한희철 2002-01-02 4429
373 한희철 607.나무 한희철 2002-01-02 4430
372 한희철 1419. 정직한 기도 한희철 2002-01-02 4430
371 한희철 15.어떤 사회자 한희철 2002-01-02 4430
370 한희철 1342. 옮겨간 곳집 한희철 2002-01-02 4430
369 한희철 231.사람의 무게 한희철 2002-01-02 4431
» 한희철 1235. 아이들의 기도 한희철 2002-01-02 4431
367 한희철 94.산타 한희철 2002-01-02 4431
366 한희철 1111. 한 마을 두 교회 한희철 2002-01-02 4431
365 필로칼리아 순결한 사람 사막교부 2008-10-11 4432
364 한희철 1307. 떠날 수 없는 곳을 향한 떠남 한희철 2002-01-02 4432
363 필로칼리아 믿음과 자유 [1] 사막교부 2008-09-20 4433
362 한희철 203.소나 나귀는 주인을 알아 보는데 한희철 2002-01-02 4433
361 한희철 537.마지막 5분 한희철 2002-01-02 4433
360 한희철 176.정말로 모자른 것 한희철 2002-01-02 4433
359 한희철 142.땅내 한희철 2002-01-02 4434
358 한희철 583.어느날의 기도 한희철 2002-01-02 4435
357 김남준 아내들이여-남편은 아내의 머리입니다. 김남준 2007-11-23 4436
356 한희철 144.박종구씨의 환갑 한희철 2002-01-02 4436
355 한희철 282.꺾인 나무 한희철 2002-01-02 4436
354 한희철 9.배웅 한희철 2002-01-02 4436
353 한희철 70.광철씨의 노래와 기도 한희철 2002-01-02 4436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