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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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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63. 만남
이따금씩 이야기를 부탁받아 먼 길을 다녀올때가 있다. 이야기를 하고 돌아설 때의 마음은 그때 그때 마다 다르다. 좋은시간이었다는, 말씀을 함께 나눈다는 것의 감사함 새삼스레 깨닫는 즐거운 마음일 때가 있다.
그럴때면 발걸음도 가볍고 마음도 상쾌하다. 돌아오는 먼길 피곤함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 피곤함에 잠기면서도 마음은 한없이 편하다. 말씀을 듣던 진지한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열심히 준비해야지, 말이 삶을 앞서지 말아야지, 다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허전하고 괴로울 때도 있다. 웬지모를 부끄러움에 마음이 어지럽기도 하다. 내가 뭔 소리를 했나, 왜 그렇게 맥없는 소리를 했을까, 마음이 어수선하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내가 먼저 말씀에 푹 빠지지 못했다는 자책이 있다.
그것은 꼭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 의외로 컸다 할지라도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다. 혹 내가 그들의 분위기에 맞춰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까, 꼭 필요한 말을 분위기 때 문에 놓친 건 아닐까. 내 부족함이 뻔히 느껴질 때가 있다.
반면 듣는이들의 반응이 조용했다 할지라도 뿌듯할 때가 있다. 좋은 만남이었다고,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시간이 있다.
뿌듯함이건 아쉬움이건 마음속엔 모두가 교훈이 된다. 뿌듯함이 행여라도 자만으로 굳어지지 않게 마음을 새롭게 정리하고 그토록 소중한 만남과 이야기를 지켜가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을 한다.
허전함은 허전함 대로 적잖은 교훈이 된다. 서로의 한계를 아프게 인정하며, 최선을 다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肉化 되지 못한 말은 되도록 삼가야지, 말씀과 삶의 거리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기도 한다.
누가 알까만 때때로 이야기하고 돌아오는 먼길, 일이 끝났다고 마음도 끝난 것은 아니다.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으며 조용히 자신을 헤아리는 어쨌든 난 그 시간이 좋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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