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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98.의자를 만드는 즐거움
예배당과 승학이네 담 사이, 향나무와 산수유 나무가 서 있는 한 공간을 하루 놀이방 아이들의 아빠들이 모여 깨끗하게 손을 보았다.
돌과 풀들로 버려져 있던 곳이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손을 보니 그런대로 좋은 자리가 되었다.
축쳐진 향나무 가지들은 몇 개 잘라냈고, 돌과 흙은 평탄작업을 했다. 재성이 아빠가 집에 준비해두었던 굵다란 아카시아 나무를 가져와 빙 둘러 뉘여놨다.
빙 둘러선 가운데 앞자리를 선생님 자리쯤으로 여기고 다른 것보다는 조금 높게 아카시아 둥치를 세워 놓았다.
한낮. 날이 뜨거울 때 어디 오갈데 없는 놀이방 아이들에겐 더없이 시원하고 좋은 자리가 되리라. 그늘 속 아이들을 위해 쉴 곳, 의자를 만드는 즐거움.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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