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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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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59. 따끔한 일침!
벌에 이마를 한방 쏘였다. 벌통을 볼 때는 벌통 옆에서 보는 것이 기본이라는데 그것도 모르고 떡하니 정면을 가로막고 일을 한 것이화근 이었다. 열심히 제집으로 드나들던 벌들이 제집을 가로막고 서 있자 덤벼들기 시작했다. 망사를 쓰고 있었지만 어느새 벌은 망사안으로도 들어왔고, 후다닥 내뺀다고 내뺏는데 늦고 말았다.
이마가 따끔했다. (침을 쓰면 자기가 죽는것을 알면서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 그 분명함!)
일부러라도 벌침을 맞는다는데 까짓 한방 쏘인게 어떠랴 했는데 왠걸,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하룻밤 자고나면 내리겠지 편한 마음으로 잠들었는데 아뿔싸,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땐 내가 내가 아니었다.
퉁 부어오른 두 눈이 자꾸만 감기었고, 거리와 방향감각이 눈에 띄게 무뎌졌다.
“아빠, 이상해!” 소리와 규민이는 이상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고, “당신 딴 사람같애” 아내는 걱정스런 얼굴로 웃어댔다.
벌을 잘 타서 그렇다며 며칠 지나면 날 거라고 교인들은 위로했다. 다시 거울을 보니 내가 봐도 나 같질 않다. 악하고 표독스러운 표정, 영화속에 나오는 악역을 맡은 사람처럼 꼭 그렇게 보였다.
며칠 동안을 집에서 보내며 낯선 내 모습을 볼때마다 그게 내 또 하나의 모습임을, 마음속 감추어진 추한 나였음을 인정해야 했다.
따끔한 벌침의 일침!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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