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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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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20. 무소유의 세계
자신이 머물던 암자에서 떠나 강원도 두메산골 화전민촌으로 거처를 옮긴 한 스님의 글이 이번에 책으로 나왔다. 평소 그분의 글을 즐겨 읽기도 하거니와 더욱이 이번 글의 성격이 특이했던 지라 책 소식을 듣자마자 책을 구해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중 ‘책’ 대한 얘기가 신선했다.
스님은 이따금씩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을 남을 다 준다는 것이다. 친구나 도서관에 몽땅 전해준다는 얘기였다. 출가할 때 제일 어려웠 것이 부모 형제의 인연을 끊는 것 보다도 책을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고백할 정도로 책에 대한 애착이 보통이 아닌 분이 때때로 책을 비워 냈다니 보통이 아니다 싶었고, 그런 삶의 습성은 우리 세계에서는 쉬 찾아보기 힘든 출가한 이만이 갖는 홀가분함이 아닐까 싶었다.
책을 읽고 있던 중 한 선배가 찾아왔다. 강릉에서 목회하며 시를 쓰는 선배인데 마침 지나는 길에 들린 것이었다.
스님이 펴낸 책의 내용 중 책 버리기에 대한 얘기를 꺼냈을 때 얘길 들은 선배가 대뜸 뜻밖의 대답을 한다.
“그래도 통장만은 못 버렸을 걸!”
아릿한 통증.
그 스님이 책 중에서 밝힌대로 한 종교를 비방하기 위한 의도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순히 자신의 말 장난이 아니라 했던 선배의 말이 맞을 수도있고, 실상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말의 진위와는 상관없이 티 없는 무소유의 세계가 얼마나 어려운 경지인지 새삼 아득해지는 마음이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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