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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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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14. 작은 가르침
“아빠, 아빠. 내가 하나님을 만들었다.”
책상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만들던 소리가 신이나 마루로 달려 나오며 자랑을 합니다. 보니 각딱지에다 화장지를 덕지덕지 붙여 만든, 한껏 좋게 보면 온 몸 가득 하얀 날개를 단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무얼 만들었다구?” 다시 묻자
“하나님, 하나님을 만든 거야.” 소리의 대답에 자신이 넘칩니다.
밥 먹을 때하고 잠잘 때면 두 손 모아 하나님께 기도하는 소리. 좋아하는 엄마 아빠 얼굴 종이에 그리듯 마음 속 친숙해진 하나님 모습을 종이로 만든 것입니다. 어쩜 그건 소리가 그만큼 하나님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표시인지도 모릅니다.
“소리야, 딴 건 다 만들어도 하나님은 만들 수 없는 거야.”
소리에게 건네는 얘기가 참으로 조심스럽습니다. 소리에게 어려운 말임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며, 그보다는 자칫 그런 말이 하나님을 좋아하는 소리의 단순한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이상한 표정으로 아빠 말을 듣는 소리, 그 이상함의 경험이 그나마 아빠가 어린딸에게 해 줄 수 있는 작은 가르침임을 언젠간 소리도 이해하게 되겠지요.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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