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 549.강 앞에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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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강 앞에 서면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549.강 앞에 서면

강물 빛이 달라졌습니다.
잿빛처럼 칙칙하던 물빛이
어느 샌지 녹색 빛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기운이 물살을 따라 흐릅니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변한 건 강물이 아닙니다.
주변의 산빛이 변했습니다.
나무마다 연초록빛 잎새들이 돋아나자
산 전체가 말간 연초록빛으로 바뀐 것이고
그것이 강물에 비춰 강물까지 산빛을 닮아
푸르게 된 것입니다.

자신은 변함이 없으면서 주변 것을 받아주고
주변 것을 받아 기꺼이 주변것과 같아지는
강의 포용력, 넓음
강 앞에 서면 더더욱 내가 좁아집니다.(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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