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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사랑합니다. 당신의 마른 생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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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12.사랑합니다. 당신의 마른 생


 그렇게 즐거운 모습을 전에 본 적이 없다. 대절한 관광버스 안, 좁은 의자 사이에 서서 정말 신나게들 춤을 추었다.
 이음천 속장님의 셋째 아들 결혼식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오는 길, 차 안은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빠른 템포의 노래로 가득했고, 노래에 맞춘 춤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오늘은 이해해 달라고 몇몇 교우들이 앞자리에 앉은 날 찾아와 미안한 듯 말했지만 이해할 게 어디 있는가, 같이 흔들지 못하는 자신이 아쉬울 뿐이지.
 춤과 술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만큼 난 삶과 멀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예수라면 그들과 어울려 좁은 틈을 헤집고서 춤을 췄을 텐데!
 종설이 아버지와 반장님의 멋진 춤! 엉덩이를 뒤로 빼고 한쪽 다리를 흔들어대는 준이 아빠의 멋진 장단, 그 뒤를 이어 밑 빠지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요란하게 두들겨대는 발장단,
 농사일에 찌들었던 몸과 마음, 그렇게 다 언제냐 싶게 모두의 얼굴엔 함박웃음들이 번졌다. 예전 같았으면 나도 분명 이런 모습을 보곤 촌스럽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그건 촌스러운 게 아닌, 지극히 자연스럽고 신나는 일었다.
 이렇게 신나게 춤추며 한데 어울어지는데, 가슴 속 맺혔던 삶의 응어리, 춤과 노래로 풀어내는데 추하거나 촌스러운 것이 어디도 없었다.
 속장님이 저리도 멋지게 춤 잘 추는 줄 오늘에야 알았네. 이보소, 이 속장 앞으로 그 춤 좀 자주 구경합시다.
 뜨거운 열기 속, 잠든 아기를 품에 안고 난 흔들리는 글씨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반은 거짓이라 해도 좋고
 반은 위선이라 해도 좋습니다.
 그러면 남는 게 없습니다만
 그래도 나 당신들 사랑합니다.
 겪는 슬픔 알기에
 쌓인 설움 알기에
 더욱 당신들 사랑합니다.


 오늘 당신들의 춤과 노래
 젖은 눈으로 바라보며
 젖은 눈으로 밖엔 더는 바라볼 수 없는
 당신들의 마른 생
 나 사랑합니다.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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