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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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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4. 광철씨
광철씨가 있다.
우리 교인이다.
더 없이 순하고 착하다.
그 마음을 말이 못 따를 뿐이다.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 장가 못 갔다. 못 갈 거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봄 가을 짐을 져 나르는 일이다. 사람들은 그럴 때만 그를 필요로 한다. 봄에는 거름을, 가을에는 볏가마를, 야윈 몸에 무거운 짐지고 새벽부터 어둠까지 품을 팔지만, 안으로 자라는 허약함의 뿌리는 보이질 않고, 염두에 둘 여유도 없다. 그렇게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이다.
봉헌예배 땐 땔감 하라고 나무 한 짐 지게에 져 내려온 그, 이번엔 되게 앓았다. 단순한 몸살일지. 거의 빠짐없이 저녁예배에 나와 예배드리고, 꺼칠한 손을 마주잡아 인사를 한다.
안스러이 마주함이 결국 모든 걸까.
으스러져라 눈물로 안아야 할 그의 삶
모자람 속에 방치된 때 묻지 않은, 그러나 철저하게 외면당한 그 마음 누군가 고이 받아 따뜻이 뎁혀야 하지 않은가.
그럴 여인은 없는지. 모든 것 딛고, 한 영혼을 사랑으로 마주할, 그 사랑으로 두 개의 문이 열려 서로의 구원을 가능케 할
광철씨가 장가갔음 싶다.
몸과 마음 모두 회복했음 싶다.
그 모습을 보고 싶다. 짧게 끊기던 웃음 접고 막힘없이 웃어대는 순백의 웃음을 그 광희를
그렇게 강한 생의 의지를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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