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455. 손해 보는 농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455. 손해 보는 농사

 

박종관 아저씨를 만날 일이 있어 찾아갔더니 종홍이네로 마실을 갔다고 했다. 종홍이네를 찾아갔더니 마을 사람 몇 명이 모여 있었다. 

겨울철 특별한 일이 없다 보니 이집 저집 마실을 다니는 재미가 유일한 즐거움이 되었다. 

박종관 아저씨도 있어 전날 병원 다녀온 이야기를 해 드렸다. 원주 나가는 길에 병원에 들려 지난번 검사받은 결과를 알아봐 주었음 좋겠다는 부탁을 받은 터였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던지라 결과를 알려 드리는 마음이 가벼웠고, 아저씨도 이야기를 고맙게 들으셨다. 

종홍이 어머니가 차를 타고 오징어 굽고 해서 상을 차려 내었다. 종흥이 어머니가 상을 내면서 “윗담말 미영이 아버지가 진짜 안 오네.” 하며 조금은 근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그게 뭔 소리야?” 종홍이 아버지가 묻자 “맨날 온다고, 이젠 윗담말 사람은 아랫담에 오지 말라 했어요. 웃으며 농으로 그랬는데 진담으로 알아들었나?”

아무래도 아주머니는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출근하던 미영이 아버지가 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자 전날 한 농이 마음에 걸리는 것 같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슬그머니 문이 열렸고, 누군가 들어서는데 보니 미영이 아버지였다. 변학수씨와 함께 마실을 왔다. 

“그럼 그렇지, 왜 안 오나 했지!” 먼저 와 있던 이들이 한마디씩 인사를 했다. 

“난 내가 오지 말랬다고 진짜 안 오는 줄 알았지유.” 종홍이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자. “맞아유, 안 올라구 그랬는데, 글쎄 갈 데가 읍드라구유, 할 수 읍시 왔어유.” 미영이 아버지 또한 밝게 웃으며 얘기했다. 

누구 하나 어느 한구석 서운함이 없었다. 더 넓게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다 농사 얘기가 나왔다. 메주 잘 쑤었느냐고 묻길래, 막상 농사 지어보니 남은 게 없더라고 대답하자 얘기가 농사 얘기로 이어졌다. 

논 한 마지기(200평)를 부치는데 기계 빌려 쓴 값만 대강 계산해도 칠만이천원, 농약 친것. 비료 준 것, 방아삯, 거기에 품값까지 치면 정말이지 남는 게 없다는 한결같은 얘기들이었다. 

자기 땅 놀리는 게 뭣해 짓긴 짓지만 바라볼게 없다는 얘기들이었다. 자기 땅을 부치는 것도 그런데 남의 땅을 도지로 부치는 일은 헛수고를 지나 손을 보는 거라는 결과가 당장 손 계산으로도 뻔했다. 

그래도 마을에선 그중 젊다는 환갑 연배의 사람들. 이야기는 한참을 더 계속됐지만 수렁에 빠진 듯 얘기는 막막함에서 좀체 벗어날 줄을 몰랐다. (얘기마을199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