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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86. 소 부리는 소리
“이랴 -!”
“이럇!”
“뭐디디디디디”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
섬뜰의 변학수씨가 소를 몰아 논을 삶고 있다. 소나 사람이나 푹푹푹푹 빠지는 논을 오가며 모를 심기 위해 논을 삶고 있다.
대부분 트랙터가 그 일을 하고 아니면 경운기가 하지만, 변학수씨는 굳이 소를 몰아 논을 삶고 있다.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일이 끝나는 기계에 비하면 소를 몰아 하는 일은 얼마나 힘들고 더딘지 모른다.
그 만큼 소를 부리는 변학수씨의 목소리는 매섭도록 쩡쩡하다. 꾀꼬리와 뻐꾸기 소리 그럴듯이 어울리고 이따금씩 울어대는 꿩소리 장한 한 낮.
소를 부리는 매서운 호령 들판에 가득하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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