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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1. 쌀은 돈이 아니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261.쌀은 돈이 아니다 

 

할아버지는 오늘도 하루종일 논에서 산다. 

한마리 왜가리가 내려 앉은 듯 

흰머리 흰내의 

꼬부랑 허리로 논을 오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왜가리 모습이다. 

 

나이도 건강도 

곧 흙으로 돌아갈 할아버지가 

수만 수천포기의 벼를 하나 하나 보살핀다. 

하도 뽑아 풀도 피도 없는데 

할아버진 여전히 논에 나와 

쓰다듬듯 한포기 한포기 어루만진다. 

 

할아버지 논의 모든 벼들은 

할아버지 자식이다. 

모든 벼가 할아버지 친자식이다. 

쌀은 할아버지 자식이다. 

땅의 자식 

돈이 아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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