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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27.아이들, 어디로 갔을까
정월 대보름이 조용히 지나갔다. 연을 날리는 아이들도, 재미삼아 반찬과 밥을 얻으려 다니는 아이들도, 쥐불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아무도 없었다.
덩그마니 보름달만 밝았을 뿐 아이들은 없었다.
눈도 허전하게 왔다. 눈만 내리면 곳곳 눈사람 서고, 낙엽송 곧게 선 산소가 눈썰매 타는 아이들 웃음소리 마을로 내려오고. ‘밥먹어라, 밥먹어라’ 땅거미 뒤이은 엄마들 소리 하루해가 짧더니, 이젠 모두 어디로 간 걸 까.
눈이 와도, 설이 되어도 보이지 않는 아이들, 이 땅의 아이들은 어 디로 간걸까.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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