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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19.성묘
모처럼 성묘를 다녀왔다. 할머니와 막내가 나란히 누운 오봉산 기슭, 추석을 며칠 앞두고 아버지와 함께 다녀왔다.
얼마만의 일인가. 목회를 한답시고 자식 도리도, 형제간의 도리도 제대로 못하는 부끄러운 삶.
칡넝쿨에 억새풀에, 산소에 무성하게 자라 오른 잡초들. ‘오랫만이구나!’ 할머니 음성도 듣고, ‘형, 보고 싶었어!’ 먼저 간 동생 체온도 느끼며 쓰다듬 듯 풀을 베는 모처럼의 성묘.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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