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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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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7.길
원주에서 단강으로 오는 길은 두 개가 있다. 문막을 지나서 오는 길과 귀래를 거쳐서 오는 길이 그것이다. 단강이 거의 가운데 쯤 되니까 시작이 다를 뿐 모두가 한 바퀴를 도는 셈이다. 부론으로 도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다. 부론에서 단강까진 남한강을 끼고 길이 나 있어 경치도 좋다.
그러나 귀래 쪽으로 오는 길은 아직 비포장이다. 굽이굽이 먼지 나는 산길을 덜컹이며 달려야 된다.
똑같이 온 손님이라도 부론 쪽으로 온 사람과 귀래 쪽으로 온 사람의 단강에 대한 이미지는 다르다.
부론 쪽 포장길로 온 사람은 “그래도 야! 좋다.” 그런 식이지만, 귀래 쪽으로 온 사람은 이곳 단강을 까마득한 깡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가을부터 귀래 에서 단강까지의 길이 포장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기저기 길이 많이 파헤쳐졌고 돌산이 깨뜨려지기도 했다. 올 연말까진 공사가 끝나리라 한다. 그러면 귀래 쪽으로도 씽씽 차가 먼지 없이 달릴 것이다.
세월 따라 여기 저기 막혔던 길이 시원하게 뚫리고, 먼지 많던 길이 시원하게 바뀌어간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마음은 왜 점점 멀어지는 것인지.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에 먼지 더욱 나는 것인지.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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