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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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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3.네가 태어나던 날
1988년 2월 28일. 음력으로 정월 열하루 날인 그날은 주일이었단다. 아침 7시 25분. 아가야. 넌 그때 태어났단다. 69회를 맞는 3.1절 기념주일이었던 그날, 새벽예배를 마치고 와 3.1절에 관한 책을 읽고 있을 때였단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단다.
새벽같이 걸려온 전화를 두고 잠깐이긴 했지만, 네 소식일 거라는 생각에 조금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고, 그 생각은 맞았단다.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너의 외삼촌이었단다. 너의 엄마가 병원으로 갔고, 아마 곧 있으면 아기를 낳게 될 거라는 소식이었지
읽던 책을 덮고 기도하려 했지만, 무슨 말도 쉬 나오지 않았단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신 하나님이셨기에.
뒷동산 까치가 요란하게 우짖을 때, 다시 전화가 왔고, 네가 태어남과 건강함을 전해들을 수 있었단다.
섭섭하지 않냐며 너의 외할머니는 전화하셨지만, 섭섭하긴 너와 엄마 모두 건강하단 말에 감사할 뿐이었단다.
가슴 벅차게 번져온 생명의 경이. 넌 어찌 생겼을지. 가장 구체적으로 와 닿는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널 맞는 아린 숙연함. 방안 가득 신세계 교향곡을 틀어놓고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단다.
예배를 드리며 널 위해 기도해 왔던 교우들은 너 태어났다는 소식에 환한 웃음으로 박수를 보냈단다.
널 보고 싶은 마음에 주일 하루가 참 길게 갔단다. 참, 너 태어나던 날은 며칠 째 흐리고, 푹하던 날과는 달리 새벽별 총총하고 신선한 한기에 마음까지 청청한 날이었단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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