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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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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08. 집 짓기
그동안 내내 마음을 맴돌던 집 짓는 일이 드디어 시작이 되었다. 윗작실에서 정산리 담안으로 넘어가는 안골 골짜기, 낮은 능선을 두고 마을과 떨어져 조용하게 자리 잡은 곳, 조용한 시간을 갖기엔 적합한 곳이다.
그런 공간의 이름을 ‘기도원’으로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마을 분들에게 ‘피정의 집’이라 말씀드리는 일이 서로 어려웠지만, 뭐라 명명하긴 힘든, ‘목사’가 원하는 집 짓는 일이 드디어는 시작이 되었다.
박종관, 변완수, 김재용씨와 집 짓는 일에 대한 의논을 하였다. 교인은 아니지만 늘 편하고 고마운 분들. 그분들을 중심으로 마을 분들과 함께 일을 하기로 했다.
“멋있고, 편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옛날에 졌던 집을 살려내는 마음으로 짓도록 하지요.” 부탁드린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백지에 쓱쓱 삼칸집이 그려졌고 옛날에 비해 크기만 약간 늘려 그 모양대로 하기로 했다.
흙과 나무와 돌로만 짓기로 했다. (시멘트를 전혀 쓰지 않고 집을 짓는다는 홀가분함이라니!)
그동안 집 모양이라든지 공간 배치라든지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안 가졌던 것은 아니었으나 이왕 마을 분들과 짓는 집이라면 마을에서 해 왔던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싶었다.
가난하고 불편했던 집, 그래 할 수만 있으면 뜯어고치려 했던 옛집을 굳이 짓겠다니, 마을분들은 의아해 했지만 의아함 속에는 분명 고마움도 있었다.
대대로 살아 내려온 집, 그 속에 스며있는 조상들의 지혜를 무시하지 않는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그분들이 고마워하고 있음을 나는 느낌으로 얼마든지 느낄 수가 있었다. 사실 그것은 내게도 고마운 일이었다.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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