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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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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92.훈훈한 선물
병철씨와 함께 윗작실 안골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하루에 두 대, 아침과 저녁에 버스가 굽이굽이 들어와 차를 돌려 나가는 버스 종점께를 지날 때였습니다. 길가에 서 있는 트럭을 보더니 병철씨가 밭 아래 있는 버섯장으로 내려섰습니다.
“형님, 있어유?”
버섯장 문을 열고 몇 번을 불러서야 버섯장 주인인 정영화씨가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니 버섯장 뒷편 바깥에서 일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같이 한 바퀴 버섯장을 둘러봅니다. 이젠 겨울이 지나 버섯도 끝물이라 버섯장엔 드문드문 새로 나는 버섯 한 웅큼씩과 활짝 피어 상품 가치가 없는 버섯들이 몇 군데 피어있을 뿐이었습니다.
지난해 병철씨, 왕근씨와 함께 버섯장을 견학하러 인천에 다녀온 적이 있어 그때 보고 들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체계적으로 버섯을 키우던 그곳과 단강에서 버섯재배하는 모습 사이에는, 버섯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몇 가지 차이가 있어 보였습니다.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나올 때였습니다. 정영화씨가 비닐을 구하더니 군데군데 피어난 버섯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가져가 한번 잡쉬 보세유, 좋은 걸 못드려 죄송허네유.” 한창때 도시 사람을 위해 내던 알맞은 크기의 버섯에 비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사실 선물은 내용보다는 마음, 헌 비닐에 둘둘 싼 버섯이었지만 나는 참 훈훈한 마음의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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