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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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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50.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회
단강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문화의 혜택을 전혀 누릴 길이 없는 농촌의 어린이들에게 음악회를 통하여 문화를 경험하고 좋은 꿈을 갖도록 돕자는 뜻에서 준비된 행사였다.
학교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서 음악회를 열면 좋겠다 싶었는데, 준비가 늦어져 할수없이 실내로 들어 올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 강당이 없고, 피아노도 마땅치를 않아 장소는 결국 교회로 정해졌다.
원주의 최경선 집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얘기마을 가족이기도 한 최집사님은 피아노와 성악을 전공하였고, 지금도 성가대 지휘자로 교회 봉사에 열심인 분이다.
남편되는 정천선 교수님 또한 트럼펫을 즐겨부는데다 상지대에서 밴드를 만들어 연주회를 갖는 등, 이색 취미의 소유자시다. 농학을 전공한 분인데도 방학 동안에는 음악을 따로 배우러 다닐 만큼 열성이 대단한 분이시다.
최집사님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사람들이 모였고 음악회는 조용히 준비가 되었다. 학년별로 줄을 맞춰 어린이들이 교회로 올라왔고, 음악회를 시작하기 전 동요를 함께 불렀다. 두꺼운 동요책을 뒤져 함께 불렀음 싶은 동요를 골라 인쇄해둔 터였다. 동요만큼 마음을 맑고 밝게 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들 신나게 동요를 불렀다. ‘엄마 제비 애기 제비’란 게임송을 가르쳐 주고 즐겁게 게임도 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고 음악회가 시작이 되었다. 제단에 있는 불만 남기고 예배당 불을 껐다. 지난번 한 교우의 정성으로 제단에 등을 새로 달았는데, 마치 음악회를 위해 불을 단것처럼 그렇게 조명이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바이올린 연주. 정말 바이올린을 가져나와 바로 눈 앞에서 비이올린을 연주했다. 찍찍거리며 스파커로 듣던 것과는 달리 눈앞에서 들으니 바이올린 연주는 얼 마나 섬세하고 예리한지, 조 작은 악기에서 어떻게 저렇게 예쁘고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인지, 아이들의 눈망울은 정말 별처럼 빛이 났다.
첼로 연주도 들었다. 첼로 소개가 재미있었다. “이게 첼로인데요. 바이올린이 밥을 많이 먹어서 이렇게 커졌어요.” 덩치에 어울리게 첼로 연주는 무겁고 묵직했다.
원주에서 온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의 피아노 독주도 있었다. 전국 어린 콩쿨에서 내리 1등을 한 어린이라 했다. 쇼팽곡을 치는데 그야말로 손이 안 보일 정도였고, 눈을 감고 들으니 전혀 어색함이 없어 어린이가 친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뒤에 구경하러 온 어른들도, 단강초등학교 어린이들도 모두들 감탄스러움으로 피아노 치는 것을 보고 들었다.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한편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 시골에 사는 어린이들로선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일, 피아노를 차는 아이와 감탄스러움으로 바라보는 아이들 사이에 놓인 벽, 그래도 아이들은 피아노 연주가 끝났을 때 힘차게 박수를 보내 주었다. 그 모습이 참건 강해 보였다.
정찬선 교수님의 트럼펫 연주는 예배당을 힘차게 울려 자리만 괜찮았으면 연주에 맞춰 ‘친구여’라는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싶은 마 음이었다. 가곡은 노래가 저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는 거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최영남 성도님이 하모니카로 찬조 출연을 했다. 하모니카 연주도 좋았지만 연주 전에 한 이야기가 더욱 좋았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때 6.25전쟁이 났어요. 배고프고 외로울 땐 뒷동산에 올라가 하모니카를 불곤 했답니다.”
음악회의 마지막 순서는 단강어린이들의 합창이었다. 전교생이 (그래야 35명이지만) 단에 올라가 선생님 지휘에 맞춰 ‘터’라는 노래를 불렀다. 두 손을 허리에 대고 힘차게 반동을 주며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가 그렇게 힘찰 수가 없었다.
“백두산의 호랑이야 지금도 살아 있느냐
살아있으면 한번쯤은 어흥하고 소리쳐봐라.
얼어붙은 압록강아 한강으로 흘러라
같이 만나서 큰바다로 흘러가야 옳지 않겠나.
태극기의 펄럭임과 민족의 커다란 꿈.
통일이여 어서 오너라. 모두가 기다리네
불러라 불러라 우리의 노래를
그날이 오도록 모두 함께 부르자
무궁화 꽃내음 삼천리에 퍼져라
그날은 오리라. 그날은 꼭 오리라.
아이들은 힘차게 몸을 흔들며 막힘없이 노래를 불러댔다. 기가막힌 노래였다. 아이들의 몸짓과 노래를 보며 들으며 정말이지 눈물이 핑 돌았다. 그건 나만이 아니어서 원주에서 구경온 김환배 성도도 마찬가지 소감이 었다.
”합창이 대단했어요. 너무 감동적이라 눈물이다 났어요.!“
단강초등학교 어머니회에서는 저녁을 정성껏 차렸다. 하루 종일 만두를 빚었고 떡과 과일 탕수육등 푸짐한 상이 차려졌다. 모두들 상에 둘러앉으니 정말 좋은 잔치. 그 누구도 모를 감동의 시간 시간들이 밤이 한참 깊도록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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