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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5. 다리를 건널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35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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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95.다리를 건널땐

 

연세대 재활학과 학생들의 여름봉사활동이 있던 수요일 저녁, 건강 강좌시간이 있었다. 농촌에서 어떻게 건강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시간이었다. 

수요예배를 대신하여 강의를 듣기로 했는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강의를 맡은 교수님이 학교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연락이 뒤늦게 왔고, 몇 번의 광고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몇 명에 불과했다. 수요예배를 기억하고 모인 교우 몇 명이 고작이었다. 

망설이다가 학생들의 제안을 따라 비디오 테이프를 보기로 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들이 소개되어있는 테이프였다. 영어로도 테이프를 번역해 가며 학생 두 명이 나와 한 사람은 설명을 한 사람은 시법을 보였다.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가만 앉아 있을 짬에 할 수 있는 간단간단한 운동들이었다. 같이 따라 하다 보니 맘이 그래서 그런건지 몸이 정말 그런 건지 한결 몸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았다. 

“우리같이 늙은이들이 이제 그런걸 해야 뭣해?” 운동이 바뀔 때마다 허석분 할머니와 이음천 속장님은 나이탓을 한다. 오히려 노인들을 위한 운동이라고 때마다 설명을 했지만,  그래도 같은 얘기가 반복되었다. 

어느새 일 마치고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학생들이 들어와 같이 앉으니 햇살 놀이방엔 정겨움 만큼이나 사람들로 채워졌다.

 “그거 따라해 보니 한결 몸이 가벼운데. 그것 좀 적어줘. 금방금방 까먹구 마니 원”

누구보다 열심히 체조를 따라하던 이음천 속장님이 순서가 다 끝났을때, 방금 배운 것을 적어줄 수 있겠느냐고 부탁을 했다. 그 말을 허석분 할머니가 받았다. 

“집에 갈때 다리도 안 건느면서 잃어버리긴 왜 잃어버려? 나야 개울을 건너다 잃어버리지만....” 다리를 건널 때 뭔가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얘기가 참 재미있게 들렸다. 

“그럼 할머니, 오늘은 다리를 건너지 말고 산쪽으로 돌아서 가세요.” 오늘 배운 운동을 할머니도 기억했음 좋겠다 싶어 그렇게 농을 하자 “글루 가두 도랑 몇 개는 건너야 되유.” 할머니 얘기에 다시 한번 웃음꽃이 피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작실로 가는 분이 허석분 할머니 밖에 없어 학생 한 명이 차로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할머니를 모시고 가는 학생에게 득별히 부탁을 했다. “다리를 건널 땐 얼른 건너, 오늘 배운 것 잊으시지 않게 말야.”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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