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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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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53. 기차는 기찻길로 다니고
화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친구 목사의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여 하루 왔다. 마침 강사가 1년 선배인 잘 아는 목사님이었다.
눈 온 뒤라 길이 여간이 아니었다. 원주도 그랬지만 춘천에서 화천으로 들어가는 길은 그야말로 빙판길이었다. 길이 매끈매끈 윤이났다.
버스를 타고 화천으로 들어가는데 바로 뒷자리에 젊은 어머니와 어린 딸이 탔다. 온통 세상이 신기함 뿐인 딸은 연신 엄마에게 보는 대로 물었고, 모처럼 친정을 찾지 싶은 엄마는 참을성 있고 깊은 태도로 일일이 아이 질문에 대답을 해 주고 있었다.
길은 미끄러워 몹시 위태했지만 두 모녀의 이야기는 태평하고 정겹기만했다.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엄마와 얘기하다 신이 나면 아이는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러던 아이가 불쑥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마치 엄마가 모르고 있 는 결 자기가 가르쳐 주는 듯한 태도였다.
“기차는 기찻길로 다니고 자동차는 자동차 길로 다니는 거야. 기차가 자동차 길로 다니면 자동차들이 망가져.”
그래, 자극히 당연한 얘기. 자동차는 자동차길로, 기차는 기찻길로, 자기길로 다녀야지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망가지지.
목사는 목사길로. 선생은 선생길로, 정치하는 이는 정치하는 길로, 모두가 제 길로 제대로 다녀야지, 이 세상이 이처럼 혼란스러운건 모두가 길을 벗어난 탓이지.
뒤에서 들려온 어린아이의 재미난 말에 피식 웃다가 웃음 뒤에 쉽지 않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어린아이의 말을 마음 깊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맞아, 기차는 기찻길로 다니고 자동차는 자동차 길로 다녀야지.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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